오늘부터 9월 윤달이 시작된다. 윤달은 (속설로 귀신도 쉬므로) ‘손이 없는 날이다’라고 하여 이사를 하거나 묘지 이장, 집수리, 수의 마련 등을 하였다. 즉 무엇을 해도 아무 탈이 없는 달이라고 하였다. 최근에는 결혼식도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퍼트려서 그렇게 믿게 되었을 것이다. 윤달이 왜 생겼느냐 하면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태양력은 1년이 365일 정도 인데 달을 중심으로 하는 태음력은 354일 이기 때문에 이것을 맞추려면 3년에 한 번 정도는 윤달을 둬야 하고 가끔은 2년에 한번 정도 두기도 한다. 윤달은 공짜달이라고 하여 뭘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였고 평상시에는 길일을 두어 거기에 맞는 일을 하였다. 절 행사에 생전예수재라고 봉행하고 있는데(우리 절은 하지 않지만) 고려시대부터 성행하였으며 내가 죽기 전에 7번 제사를 지내서 생전에 지은 죄를 면죄 받는 다고 한다. 『관정경(灌偵經)』에 보면 “봄에 뿌린 한 알의 씨앗은 가을에 가서 천만 개의 열매를 맺는다. 살아생전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으니라”고 하여 예수재의 공덕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제사를 지낸다고 하여 모든 죄가 없어지진 않고, 기독교, 천주교에서도 면죄부를 주어 마지막에 참회하면 면죄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 어처구니없는 일이기도 하다. 중세에는 돈을 주고 면죄부를 사기도 하였다. 더욱이 신앙을 가지게 되면 면죄부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졌다. 생전예수재는 바르게 살아서 미리 닦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8가지 바른 길을 부처님께서 제시하였는데 정견, 정어, 정사유, 정명, 정업, 정정진, 정념, 정정이 그것으로 우리기 잘 지켜나가야 한다. <관정경>에 보면 “계법을 잘 지키고 보리도를 수행하며 죽기 전에 21일간 예수하여 등을 밝히고 번을 달며, 독경하고 불법을 닦는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는 물음에 부처님께서는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으며 소원에 따라 좋은 과보를 얻는다”고 하였다. 우리는 나쁜 생각, 나쁜 말, 나쁜 행동으로 악업을 짓게 되며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으로 선업을 쌓는다. 우리가 업이 쌓이는 것은 같은 행동을 자주하여 습관화되었기 때문이다. 제사를 한번 지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생전예수재는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맑게 하여 악업을 짓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하여 선업을 짓도록 해야 한다. 오늘부터, 즉 윤달이 시작되는 한 달 만이라도 신구의 업을 조금 더 생각해 보고 노력해 보자. <지장경>, 지장보살 본원경에 보면 “생전에 좋은 인연을 닦지 않고 죄만 많이 지은 사람이 죽은 뒤 그 권속들이 그 사람을 위해 공덕을 베풀지라도 그가 받을 수 있는 것은 7분의 1뿐이고 나머지 7분의 6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 미래의 중생들은 스스로 수행하여 그 공덕을 받으라.” 라고 하였다. 죽기 전에 신구의 삼업을 잘 닦아서 지옥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행하는 포살도 생전예수재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포살은 참회(懺悔)를 하는 날로서 ‘참’은 나의 잘못을 남에게 드러내어, ‘회’는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내가 잘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를 점검해 보는 날이다. -끝- 점심시간에 잠깐 ...^^^2014년10월24일 저녁 현담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