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태효 스님, 이하 민추본)가 광복 79주년을 앞두고 남북 평화와 화합을 되새기는 발표문을 공개했다.
민추본은 8월 14일 ‘광복 79주년 8·15 광복절을 맞이하며’ 제하의 발표문을 내고 위태로운 남북 관계에 대한 안타까움과 남북 평화의 서원을 전했다.
민추본은 “남북의 불교도는 매년 8·15 광복절에 동시법회를 개최, 공동발원문을 채택해왔으나 남북관계 갈등 장기화로 인해 앞으로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며 “남북 동시법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넘어, 다시 한번 남북 평화와 화합을 발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번 발원문을 발표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한 직후 남북이 분단되는 고통을 겪었다”며 “해방의 기쁨도 함께 누리지 못하고 분단된 채 79년의 시간이 지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한 민추본은 통일부가 8월 1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7월 말 압록강 수해로 피해를 입은 북한에 물자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추본 또한 북한지역 수해와 관련한 북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지 인도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별개”라고 강조한 민추본은 남북정부에게 “북한 정부는 남한 정부 제안에 긍적적으로 호응해주길 바라며, 남한 정부 역시 남북교류협력에서 민간의 역할을 중요시 여기고 민간 활동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민추본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내년 8·15 광복절에는 남북의 불교도가 평화와 간절한 서원을 담아 거룩하신 부처님 앞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발원했다.
김가령 수습기자
다음은 발표문 전문.
광복 79주년 8·15 광복절을 맞이하며...
남북의 불교도는 매년 8.15 광복절을 맞아 동시법회를 개최해 공동발원문을 채택해 왔습니다.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동시법회가 개최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남북 간 적대가 길어지면서 이제는 다시 개최될지 확신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광복 79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동시법회를 개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넘어, 다시 한번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발원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을 맞았지만 동시에 남북이 분단되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해방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도 못하고 분단된 채 79년의 세월이 지났고 남북의 적대와 갈등은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한반도의 상황은 매우 위태롭기만 합니다. 남한 민간단체의 지속적인 대북전단 살포에 북한이 오물풍선으로 맞대응하면서 남북의 적대와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현 정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와 대북확성기 재개, 접경지역에서의 군사훈련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7월 말 압록강 유역에 발생한 수해로 북한은 현재 피해 복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8월 1일 통일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에 물자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남북의 적대가 깊어지는 중에도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의 수해지원 의사를 밝힌 것에 환영의 뜻을 전하는 바이며 북한의 이재민을 돕고자 하는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과 이재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며 북한지역 수해와 관련해 북의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지 인도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다뤄져야 하며 북한 또한 남한 정부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호응해 주기를 바랍니다. 지난 남북교류협력에 있어 민간의 역할 또한 중대했기에 남한 정부 또한 북한을 돕고자 하는 민간 차원의 활동을 보장해 줄 것에 대해 요구하는 바입니다.
남북 간 적대와 갈등이 깊어지고, 교류가 중단된 시기도 길어지고 있지만 광복 80주년을 맞는 내년 8.15에는 남북의 불교도가 평화와 통일의 간절한 서원을 담아 거룩하신 부처님 앞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불기 2568(2024)년 8월 14일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