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사찰음식의 진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르 꼬르동 블루 런던캠퍼스'의 학과장인 에밀 미네프 셰프를 초청해 사찰음식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9월3일에는 대전 영선사를 방문해 주지 법송스님과 협업으로 사찰음식 체험을 했다.

이날 에밀 미네프 셰프는 먼저 사찰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깻잎구이와 제피장아찌, 가죽부각, 비듬나물, 버섯장아찌, 호박구이, 두부조림, 콩국수를 비롯한 20여 가지의 음식으로 점심공양을 했다. 에밀 미네프 셰프는 “아침을 조금 먹어서 오는 길에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생각도 했지만 스님이 저를 위해 많은 음식을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왔다”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스님이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다는 게 느껴졌고, 오늘 점심은 제가 먹어본 사찰음식 중에서 정말 최고였다”고 호평했다.

이어 영선사문화원으로 자리를 옮겨 영선사 주지이며 조계종 사찰음식 장인 1급인 법송스님과 에밀 미네프 셰프가 협업으로 제철음식인 노각무침과 녹두전을 만들었다. 법송스님은 르 꼬르동 블루 런던캠퍼스에서 4년째 사찰음식 강의를 담당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에밀 미네프 셰프는 법송스님의 주문에 따라 먼저 노각의 껍질을 깎고 잘라서 물기를 없앤 다음 소금과 조청, 참기름, 깨소금 등의 양념을 넣어 노각무침을 완성했다.

이어 추석 즈음에 많이 먹는 녹두전을 만들었다. 녹두는 몸에 있는 독소를 해독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건강을 위해 고사리와 숙주, 당근, 표고버섯 등을 넣어서 맛있는 녹두전을 요리했다.

요리가 끝나고 소감을 묻자 에밀 미네프 셰프는 “저를 많이 배려해 주셔서 정말 편하게 만들었고, 한편으로는 스님이 이것, 저것 도와달라고 할 때는 저도 이제 시니어가 됐기 때문에 시키는 입장이라 처음 요리를 배울 때 3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며 “오늘 만든 음식이 간소하면서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느꼈고, 재미있으면서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영선사 주지 법송스님은 “에밀 미네프와 같이 요리를 해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사찰음식 강의를 위해 영국을 방문해 4번을 만났기 때문에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며 “영선사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녹주전을 해보니까 손발이 잘 맞고, 사찰음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분이기 때문에 더욱더 콜라보레이션이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에밀 미네프 학과장은 영선사 방문에 앞서 9월2일에는 백양사 주지 무공스님을 예방하고 백양사 천진암으로 이동해 사찰음식 명장 정관스님과 함께 한국의 전통 사찰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선보였다. 9월4일에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을 방문하고, 9월5일에는 서울 진관사를 방문해 사찰음식 명장 계호스님과 함께 포증체험과 요리시연을 하고 차담시간도 가질 예정이다.